독일 학교 학년제는 초등 4년, 중고등 9년, 대학 3년(+기업인턴 6개월), 대학원 2년입니다. 2020년 가을 기준, 7학년 학생부터 초중고 13학년제이고, 8학년 위로는 12학년제입니다. 13학년제에서 12학년제로 전환 뒤에 학생들의 학업량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다시 13학년제로 턴 한 것이죠. 즉, 현재 8학년 아이들이 아비투어(대학입학시험)을 보고 대학 들어가고 난 뒤에 그 다음해에는 고등학교 졸업하는 학생들이 없게 되죠. 여하튼, 독일만의 독특한 점은 초등 4년 이후에 아이 진로가 결정된다는 겁니다.김나지움(Gymnasium, 인문계, 대학진학 목표), 레알슐레(Realschule), 하우프트슐레(Hauptschule, 몸으로 하는 직업군), 게잠트슐레(Gesamtschule) 등으로 나뉩니다. 자세한 사항은 생략하기로 하고, 초등 4학년 이후에 인생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크면서 다른 학교계열로 진로 변경도 가능합니다. 보통 독일부모들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게 되는 이유는 대학 나왔다고 해서 더 좋은 직업, 많은 월급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현실, 다른 말로 공부를 지지리 못해서 하우프트슐레를 가더라도, 아이가 15세 넘어가면 즉, 한국 고등학교 1학년 정도되면 실습 나가는데, 예를 들어 일반 주택의 전기공, 벽돌공, 목수, 정원에서 일하는 직업, 굴뚝청소부, 기와수리공 등의 직업을 실습합니다만, 한국과는 달리 경력이 쌓이면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즉,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일반인들은 한국에서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서비스료를 내게 되죠.
김나지움 진학해서 대학가더라도 여기서는 3년 만에 대학 졸업하려면 정말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고, 또한 대학을 졸업해도 과에 따라서 취직이 잘되고 못되고가 천차만별입니다. 한국분들께서는 아이들을 김나지움(인문계고)에 진학시키려 하시지만, 아이가 공부에 취미가 없거나 다른 쪽으로 뛰어나다면 다른 계열 학교로 가는 것을 터부시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가령, 저희 집 기왓장 2개가 지난 여름에 바람 세게 불어서 제자리를 이탈해서 업체를 불렀는데, 두 명이 와서 딱 5분 있다 갔는데, 100유로(13만원) 냈습니다. 인건비가 비싸다는 건, 사람이 직접 관여하는 서비스료가 비싸다는 건데, 소비자로서는 불만이지만, 내가, 내 친구가, 혹은 내 가족이 그런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괜찮은 겁니다. 한국하고 비교했을 때, 직종별로 임금격차가 심하지 않으니, 굳이 대학 보내려고 독일 학부모들이 극성부리지 않습니다. 물론, 요즘에는 대학 보내려는 수요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말도 들리고, 독일 학부모들 중에서도 극성인 부모들이 더러 있다고 들었습니다.
독일 김나지움을 졸업한 학생들은 대부분 영어를 어느 수준이상 구사합니다. 할리우드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는 수준이 되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같은 라틴어 계열인 독일어를 모국어로 혹은 모국어 수준으로 배우고 익히기 때문에 영어를 우리보다 훨씬 쉽게 익힙니다. 독일어가 사실 영어보다 배우기 훨씬 어렵습니다. 영어 발음만 따진다면 영어권으로 이민간 학생들보다 못하겠지만, 독일에서 배운 아이들은 독일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게 되고, 영어도 수준급으로 하고 한국어도 개인의 노력에 따라 잘 구사하게 됩니다. 독일어는 그 경제력에 걸맞게 유럽에서는 파워가 굉장합니다. 스위스,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유럽의 주요 관광지에 가면 독일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독일 기업들이 많고 한국 대기업 및 다수의 중견기업들도 독일에 많이 진출해 있기 때문에 한국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에 독일기업 외에도 독일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취직할 기회가 많습니다.
학교 시스템이나 교육방식 등은 한국과 다른 점이 무척 많아 지면으로 다 설명하기가 힘드네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큰 스트레스 없이 학업을 이어가고, 자기 적성을 찾아 진로를 결정하고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겠죠. 그런 면에서 독일은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