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치원은 가톨릭계열, 개신교(프로테스탄트)계열 및 시립 유치원으로 크게 분류됩니다. 그 외에 사립유치원이 있지만 일부 소수입니다. 가톨릭계열이 시설이나 선생님 레벨이 상대적으로 높아 인기가 높고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미리 대기자 등록을 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독일로 이민 온 가정의 경우, 가족이 독일에 도착한 후, 장기숙소를 확정해야 비로서 집 근처 유치원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집 근처 유치원을 파악한 후, 해당 유치원의 소속 사무소로 연락해서 입학가능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보통의 경우 가톨릭계 유치원은 들어가기 어렵고 시립유치원은 자리가 있는 경우가 보통인데, 만약 없다면 다음 학기까지 기다려야 될 수도 있습니다. 터키계 이민자 가정 아이들이 종교 때문에 시립유치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아, 정착한 도시에 터키계 이민자 비율이 높은 곳은 대개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물론, 가톨릭계열이든 사립이든 간에 종교교육 같은 건 없습니다.
유치원에는 만 2세부터 6세 아이까지 있는데, 한국하고는 달리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갈 때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실내에서는 비치된 블록, 플레이모빌, 그림 그리기 등을 자유롭게 하고, 중간에 간식은 생 야채, 생과일 등을 줍니다. 10시 지나면 유치원내 작은 운동장에 나가 놀기만 합니다. 모래놀이, 그네놀이, 자동차 놀이 등등.
유치원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개별적으로 놀아주거나, 다툼이 나면 말리거나 하는 정도만 합니다. 애들이 노는 대로 그냥 둡니다. 뭘 가르치지 않습니다. 하여, 인문계학교가 아닌 Hauptschule, Realschule 같은 실업계 학교를 졸업하고 직업교육 받은 사람들이 유치원 선생님이 됩니다.
비용은 무료가 아니고, 부모의 급여수준에 따라 달리 책정됩니다.
독일에 처음 온 한국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면 처음 한 달은 벙어리로 살게 됩니다. 두 번째 달부터 간단한 말을 하기 시작할 거고, 친구도 생깁니다. 다양한 국가의 유치원생들이 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다양성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됩니다. 제 아이의 경우 같은 반(20~30명)안에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터키, 아프리카, 한국 등 7~8개 국가 어린이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놀 때 크게 다투거나 몸으로 싸우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폭력은 독일에서는 정말 큰일입니다. 독일 아이들이 대체로 수줍음이 많은 편이고, 어릴 적부터 스스로 하는 버릇과 남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교육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독일 유치원 교육은 아이들이 스트레스 없이 아침이면 가고 싶은 놀이터 같은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경쟁이 심한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죠.